'세상사는 이야기'에 관한 글 1개

지난밤 귀가시간이 늦어진다. 집에 들어가면 12시가 넘어가는 상황이다. 매일처럼 잔차를 통한 운동을 하며 살아가고 있기는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그 서늘함이 주는 공기와 시간에 대한 물리적 압박이 종종 출퇴근 완주를 막는다.

아침에 워커힐 호텔에서 멀지 않은 육교 밑에 잔차의 자물쇠를 푼다. 그리고 겉에 입었던 바지를 내리고 자전거용 바지만 남긴다. 속도계와 다른 장갑을 끼고 잔차에 올라 달릴 준비를 마춘다. 그리고 그때부터 가야할 거리를 숨을 고르며 생각하다 지나간 복잡한 일들을 다 포맷해 날려버린다. 아마도 잔차탄 즐거움은 온갖 잡 생각들을 잠시 날려 버릴 수 있는 것에 있다고 해야 할까? 타려는 순간 뒷바퀴의 느낌이 이상하다. 바닥을 긁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바람이 빠져 있다. 낭패다. 출근길은 차올라 있으나 주위에 펑크 때울만한 가게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30분동안 끌고 가다가 올림필대교쪽에 자전거 샵을 하나 발견했지만 가게문은 닫혀 있다. 할 수 없이 퇴근길에 손을 볼 심산으로 그 주위에 잔차를 세워놓고 출근한다. 평상시 시간보다 많이 늦어졌다. 본래 필요한 것은 빨리 빨리 자신의 손으로 들어오기를 바라는 것이 인간의 본심이다. 내게 필요한 것은 빨리 빨리 채워졌으면 하는 바램이 다른 공동의 번영과 타인과 더불어 사는 법을 잊게 만든다.?

사실 대부분 싸움의 근거를 따지고 내려가다보면 그 근원에는 개인의 사리사욕이기주의의 결과다. 그것이 개인이든 국가차원이든 상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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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교 북단에 위치해 있는 잔차집 (큐바이크:Q-bike)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530-39 1층 (Mobile : 010-4179-5666)
02-3437-3080 / www.qbike.co.kr / artmino@qbike.co.kr?

잠시 진열되어 있는 잔차들을 본다. 로드바이크(Road Bike)가격대는 보통 100만원, 200만원, 300만원을 훌쩍 넘어간다. 웬만한 자동차 중고가지만 들어보니 가벼움은 깃털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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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렐로 FP1 은 가격이 2,900,000원 / 열심히 노력한다해도 감당키 힘든 가격대다. 암튼 펑크 때우러 들어갔다가 귀족같은 가격에 잠시 분위기에 위축된다.?그리고 내 자전거를 손 보시던 중 직원께서 이런 저런 자전거를 소개해 주시면서 잔차의 세계에서 이정도는 타면 좋지 않을까 하고 제안한다.?

"물론 지금 타고 있는 잔차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고요. 잔차의 세계에 들어오셨으면 한 이 정도는 타시는 것이 어떠세요? 한번 들어보세요."

들어보니 정말 가볍다. 내게 그런 말로 건네와서 답변한다.?

"음, 예!! 전 코렉스 사이클 12만원짜리로 2년동안 탔고요. 분실했어요. 그래서 지금 이 알톤 15만원짜리를 구입하여 2년째 타고 있거든요. 분실 부담도 적고 잔차 산 가격을 이미 뽑았어요.^^ 내부 엔진은 많이 향상되었어요. 큰 불편없이 타고 있긴 합니다. "

그렇다.?

사실 100만원짜리 이상의 잔차는 깃털처럼 가벼웠고 그것을 소유하면 마음이 뿌듯할 것 같다. 어디를 다녀도 그 정도의 가치를 지닌 잔차가 잔차 타는 본질을 감추어 줄 수 있는 기쁨도 선사할 것 같다. 그런데 늘상 불안으로 살 것 또한 부수적으로 따라올 것이다. 분실의 위험때문에...잔차 분실로 훔친 도둑을 규탄하며 질러대는 욕소리를 자출사 카페에서 여러번 보았다. -_-;;

세상이 변했다.?

사람의 가치나 있는 그대로 또는 그 모습의 본질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가지고 있는 외모를 중시하는 시대다.?티코타고 호텔에 도착하면 수위조차 무시한다. 그러나 그랜져 XG나 에쿠스 같은 차를 타고가면 뛰어나와 맞는다. 그처럼 잔차타는 사람의 권위도 잔차 가격으로 매겨질까?

지금까지 라이딩을 즐기면서 한번도 그런 생각을 가져본적이 없다. 그런데 이 바이크샵의 다양한 품목과 부품가격 그리고 결정적으로 매달려 있는 300만원짜리 이상의 잔차를 바라보니 웬지 그 가게안에서 펑크때우는 모습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암튼 당당하게 가게를 나와 본격적으로 집으로 향한다. 양재동에서 올때는 주로 양재천 -> 잠실종합운동장 -> 한강 자전거 전용도로 -> 광진교를 건너 워커힐로 들어선다. 강변역 근처에서 시작된 라이딩 시간은 8시 30분.

마음은 조급해지지만 서두르지 않는다. 서두르다보면 쉽게 지치는 것이 라이딩의 속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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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보이는 토평교 밑에 있는 다리를 건너 둑에서 뒤돌아 보고 찍은 사진이다. 멀리 구리타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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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토평교를 지나면 토평마을 아파트로 들어가게 되는데 난 지금 그 반대편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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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평교 밑에 다리가 보일 것이다. 저 다리로 건너왔다.?

이제 다시 방향을 잡고 앞으로 전진한다. 비닐하우스에서 자라고 있는 채소 향기가 서늘한 밤공기에 묻혀 있지만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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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예전에 잔차 탄 사람에게 길을 물었던 곳이다. 가로등이 보이는 곳에서 우회전을 해서 사거리를 만나면 그냥 직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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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시골길이다. 물론 오른쪽의 4차선 도로를 따라 갈 수도 있지만 차량이 그나마 한적해서인지 자동차는 주체 못할 정도의 속도를 내며 질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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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따라 왔던 하천이 홍릉천이라는 것을 알았던 순간이다. 그 주변 풍경을 잠시 사진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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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야할 길이 나왔다. 그동안 익숙하던 가로등 불빛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웬지 지나가려니 으스스하다. 그렇게 길지 않은 2km 정도의 거리를 달리는데 앞에 달려있는 불빛이라도 없었다면....

멀리 6번 국도가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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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릉천을 따라 나온 후 그 동네를 뒤돌아 보며 자취를 남긴다. 이제 6번 국도를 잠시 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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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라이트를 치켜들고 다가오는 자동차들을 잘 피해나가야 한다. 그들은 쌍심지를 키고 무서운 속도를 즐기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그 수많은 불빛은 세상을 살아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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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바로 예비군 훈련소를 향하기 위해 건너야 하는 길이다. 길 건너 오른편에 반석석재가 존재하고 이 도로(6번국도)의 오른쪽 방향으로 계속 가다보면 양정역이 나온다.?

대충 가야할 길을 정리한다. 이곳부터 예비군 훈련소 -> 금곡 -> 남양주 시청 -> 호평/평내 -> 마치터널 -> 화도읍 결국 집에 도착한 시간은 11시를 훌쩍 넘긴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한 후 오늘의 라이딩도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의 숨을 내쉰다. 평내동에서 패밀리 마트에 들려 컵라면 하나 비우고 갔다.?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과 살아 숨쉬는 것이 그래도 감사한 것은 생존과 즐거움이 주는 역동성이 살아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두다리로 걷고 잔차타고 두 콧구멍으로 공기를 들이쉬며 두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으니 행복하지 아니한가!!!
2008/11/13 11:01 2008/11/1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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