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새벽 조금 무리해서 2시 가까이 잠을 잔다. 그리고 오늘 아침 새벽부터 선잠을 자고 만다. 지난 10월에 이어 두번째 유닉스 활용 강의를 요청받았다. 강의할 곳의 전산실 컴퓨터에는 유닉스 활용에서 요즘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 리눅스 이므로 리눅스 배포판 중 우분투로 설치 요청을 부탁하였었다. 대안적으로 내 노트북은 솔라리스 10 + 윈도우 XP + 우분투 8.04.1 이렇게 세 OS가 같이 살기 때문에 잘 안되는 것은 노트북에 설치되어 있는 OS를 기반으로 하면 될 것 같았다.

떠지지 않는 눈 그리고 긴장에서 멀어진 순간 요청 받은 것이라 철저히 준비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실제적으로 몸이 따라가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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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잠실까지 가는 버스가 있어 부시시한 눈을 가까스로 올리고 주섬주섬 옷을 몸에 주워 담은 후 시외버스를 타고간다. 여전히 마음속에 긴강이 풀리지는 않는다. 다만 생각보다 시간이 덜 걸려서 산성역에 도착한다. 폴리텍I대학 성남캠퍼스는 남한산성을 올라가는 길 옆에 있다. 남한산성의 자태는 가을이 되면 더욱 빛을 발한다. 도로 옆 가로수는 노란 은행나뭇잎으로 물들여져 있으며 단풍나무 또한 가을의 빛깔을 마음껏 뽐내다가 점점 그 강렬한 빛을 잃어가고는 있다.

지난 1차 강의때 15명 정도의 삼성직원들이 왔으며 이번에는 13명의 삼성직원들이 교육을 받으러 왔다. 물론 하루에 8시간씩 이틀 연속으로 강의하는 것이므로 시간 목소리를 잘 조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오늘도 첫날에 에너지를 다 쏟아내고 만다. 내일의 8시간에 할 것중의 상당 부분을 오늘 다루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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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텍의 가을을 느끼게 해주는 도로 풍경이다. 사실 다들 각박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주가가 2000 포인트 당시 가지고 있던 주식이 현재 1100원대로 떨어졌으니 투자한 금액의 손실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또한 환차손에 대한 세금까지 내야 한다는 기가막힌 개인 투자자들은 이들의 욕심때문에 마땅이 손실을 입는 것이라고 단정하며 매도하기에는 현 정부의 실각이 너무 뿌리 깊어 헤어나올 수 없는 곳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강의를 마치고 칼칼한 목소리를 달래며 집으로 돌아온다. 매일 40km 정도의 편도 길이를 자전거로 출퇴근 하였지만 오늘은 시간에 늦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였다. 물론 여전히 자동차의 존재가 그립기는 하지만 자전거가 주는 심리적 안정성보다는 덜하다.

저녁을 먹고 잠시 세째딸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딸의 공연장 정면에는 벽거울이 붙어있었는데 4살 짜리 소녀가 엉덩이와 몸짓을 흔들어 만들어 내는 Z레인저 주제곡에 맞춘 율동은 심히 기쁨을 넘치게 만든다.


그리고 자전거 탈때보다 8시간 서 있었던 것이 약간은 더 힘들었는지 그냥 쉬고 싶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래서 저녁 후 현관문을 열고 밖에 잠깐 신선한 공기를 흡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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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까지 뻗어있는 밤나무를 뒤쪽으로 두고 우리는 1층 103호에 살고 있다. 넌지시 건네주고 싶은가을의 체취가 느껴지는 곳이다. 바람도 약간 스산하게 불고 단단하게 나무에 붙었있던 나뭇잎이 하나둘 떨어지는 동안 잠시 생각에 잠긴다. 그 사색을 방해하는 첫째딸 항상 이상한 표정으로 뭇 사람들의 질타를 받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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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깨어진 돌부스러기를 가지고 진우,세희는 이런 놀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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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고 다시 아침이 되면 직장으로 향하는 생활 패턴이 굳어져 있다. 그걸 바꾸려고 노력은 하고 있으나 여유치 않음 또한 어쩌랴. 아이들은 집앞에서 돌로 시멘트 바닥에 선을 그어 놓고 놀이를 시작한다. 아마두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또다시 가을이 주는 고독감에 빠져 있는지도 모른다. 새로 시작될 내일의 희망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야 그나마 희망으로 하루를 시작한다지만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수많은 사람들의 불행을 어떻게 다 보듬어 줄 수 있을까? 다들 돈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인 가치관으로 살아가고 있거늘 생각 같아서는 어둠속에서 홀로 살아가는 편이 낳을 정도의 경쟁 사회가 싫어지는 것은 나만의 문제일지 모르겠다. ^^;;

그래도 미국땅에서 편견을 벗어난 대통령 한 명이 태어 났으니 그를 통해 그나마 억눌리고 전쟁으로 죽어갔던 사람들이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이야기 해야 할 듯하다.

폴리텍 대학교에서 다시 한번 하루를 보낸다. 주위는 단풍과 노란색 은행잎으로 뒤덮혀 있건만 전산실 안에서 갖혀 수업을 듣고 있는 피교육자들은 16시간이라는 장시간에 싫증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면 그런 상황이 이해가 간다. 아마두 참 자유는 자신이 즐기는 어떤것에 몰입해 있을 때 누리는 시간이라 생각해 본다.

새벽 미명부터 시작된 지식을 향한 열정보다는 현실에 안주함이 편한 이들과 함께 한 하루다.^^;;


2008/11/07 15:58 2008/11/0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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