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새벽'에 관한 글 1개

너는 내 운명

일일 드라마들 즐겨하지 않던 나는 어느날 갑자기 이 일일 연속극에 빠지게 되었다. 매일 진행되는 드라마의 흐름과 엔딩 그리고 전개 과정에서 느껴지는 것을 일일이 상상하며 쫓아가다 보면 생각보다 구성이 잘된 한편의 드라마가 시선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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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과 남경우는 연인사이로 해외에 자원봉사 활동가 같이 나가는 사이였다. 그런데 어느날 앞을 못보는 장새벽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을 때 이를 피하려다 당시 운전을 했던 나영씨가 사고로 죽게 된다. 남경우씨는 재활 과정을 거치게 된다.?

김수빈은 강호세팀장과의 맞선 대타로 장새벽을 보내게 되는데 아마 이 앞부분은 보지 않아서 줄거리가 어떻게 전개되어 갔는지 모르겠다.?

사실 흔한 연애담이나 가난한 시절의 인생 역전의 드라마적 요소를 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묘한 흡인력을 끌어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강호세와 김수빈의 연애가 시작되지만 호세의 마음은 새벽에게 가 있다. 이를 질투한 김수빈의 각종 악역은 드라마의 재미를 더해주었던 게 사실이다. 한쪽이 부당하게 당하고 있는 것은 언젠가 뒤짚어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에 참을 수 있다. 지금 우리가 경제적, 정치적,사회적으로 부당하게 당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은 4년뒤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 것처럼...

그리고 결정적으로 호세는 김수빈과의 약혼을 파기하고 장새벽과의 사랑을 이어가려고 한다. 새벽인 태풍이와 그 가족들의 구성원으로 입양되고 새벽이 죽은 김나영의 눈을 이식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장새벽은 김새벽이 된다. 아마도 장새벽으로 남는 것은 평생 홀로 서기만 할 것이라는 상징적 의미나 김새벽으로 변하는 순간 그래도 어려울때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사실 제일 어려울 때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가족뿐인 것은 살다보면 저절로 체득되는 것이 아니던가!

하지만 두 사람의 연애사이에 심각한 개념없는 사모님이 있는데 바로 로하스 사장의 아내다. 자신이 키운 아들, 딸이 세상의 최고로 아는 전형적인 부자집 프라이드가 풍겨지는 아줌마다. 그리고 30년가까이 지켜온 남자들간의 우정도 헌신짝처럼 버리며 자존심을 뭉게는 과정이 이어진다.?

문제는 로하스 아줌마의 딸 유리가 태풍이를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임신했다고 속인 후 결혼직전까지 가게 되는 상황이다. 여전히 새벽과 호세는 서로를 사랑하고 있지만 호세 엄마로부터 받은 자존심의 바닥까지 뭉게져 버린 새벽은 사랑을 포기하려고 애쓴다. 오늘은 드디어 유리의 결혼 프로젝트가 성공을 향해 치닫게 된 날이다. 결혼식만 하면 둘이 같이 살기만 하면 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평생 험한 일은 해보지 못했던 유리는 자신의 운명을 두려움으로 받아 들인다. 태풍과 결혼하는 순간 다가올 사회적 지위와 자신을 향한 주위의 시선, 자신이 누리던 풍족한 삶의 달콤함을 버릴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유리는 결혼직전에 식장을 박차고 영화의 주인공처럼 택시를 타고 도망치게 된다. 사실 연애는 꿈속에 살게 될 미래를 그리는 것이지만 결혼은 실생활을 살아내는 것이 된다. 상상속의 자신의 집은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으며 그리움에 목매였던 사랑이란 감정은 살을 부딪쳐 가며 살아내는 동안 쌓인 정으로 승화되어 간다.?

사둔관계로 전락할 뻔했던 호세와 새벽은 유리와 태풍의 결혼식 소식을 듣지 못한 채 서로를 바라보고 사랑하고픈 속내를 마지막으로 드러낸다. 어찌된 것인가? 이들은 사촌인데도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을 알고 절망하고 있는 눈빛을 보인다.?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 없는 감정이 있다. 사람의 감정은 얼굴에 나타나며 이별의 감정은 눈물로 나타난다. 머랄까? 운명처럼 다가온 인간관계가 있을 수 있다. 여러번 빠져나가고 돌이켜보고 싶지만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 오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무엇인가 사람사이에 만들어진 징한 인연이 좋은 것 같지만은 않다.?

사회적 지위와 겉모습 재물로 사람이 평가되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호주머니 사정이 빈약하다 하여 무시하지 않은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대안은 진정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존재하는 동시에 자기개발과 사회 안전망이 존재하여 재기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부족한 가운데 대한민국은 몇몇 얼빠진 사람들에 의하여 낭떠러지로 향하고 있는 중이다. 그 이면에는 신자유주의 정책 다시 말하면 시장 만능주의라는 실체가 있다. 미국은 이미 그 실험에서 실패한 것으로 판명났는데 아직도 국정 운영자의 방향은 일관성 있게 나가고 있다.?

예전에 일관성이란 단어를 좋아했다. 자신이 한번 가졌던 신념을 끝까지 실천해 나가는데 이보다 더 좋은 태도가 있겠는가? 그런데 국정 파탄의 책임이 있는 장관급 수명을 교체하지 않고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무척 싫어지고 있다. 이제 나의 사전에 일관성이라는 좋은 의미의 단어도 지워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좋았던 단어들이 하나하나 이 정부에 의해 부서지고 있다.?대한민국의 운명은 좀더 좋게 변할 수는 없는 것일까? 내일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태양이 있다고 무조건 믿으며 걸어가 보련다. 그것이 내 운명이려니 아니 대한민국의 운명이려니 한다.?
2008/11/05 00:00 2008/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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