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관한 글 1개

신자유주의와 나

지금 나는 경쟁하고 있다.

조그만 동네에서 하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어 있는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과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불과 10년 사이에 세상이 이렇게 변해버린 것이다.

90년대 중반에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가 윈도우 3.0 OS기반아래 모니터앞에서 세상을 보여주는 창을 열게 했을 때 이렇게 변화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지 못했다. 제대 후 자연스럽게 가졌던 정보화 역량에 대한 관심이 현대 문명에 적응하도록 제촉하였다. 공학을 전공한 탓에 기계와 가까와 지기 위한 변수들을 익히는데는 어렵지 않았다.

시장은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서비스 산업이 대세를 이루어 가고 있다. 생산적인 일은 그만큼 투자된 시간에 비해 이익이 감소한다. 그래서 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뛰어 들어야 하는 분야가 있는데 그중 금융과 정보영역들이 있다.

현재처럼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한 인프라가 구축되어 정보가 흘러 넘치기 전에는 모르는 질문이 있을 때 현자를 찾았다. 그런데 지금은 현자를 찾기보다는 구글과 네이버의 지식인을 더 선호한다. 또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는 구독율과 참조율에 있어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보기좋게 따돌린 지 오래다.

남인도에 도착한 후 귀국하여 지구는 둥글다라고 진실을 말했던 콜롬부스는 그 당시의 평평하다는 일반적 공론에 밀려 둥굴다라는 개념을 기억속에서 지워야 했을 것이다. (물론 속으로 혼자만의 독백을 간직했을지라도...)

경쟁력 있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전에는 대학을 졸업하기만 하면 그래도 아는 것에 있어서는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지금은 대학원을 졸업해도 별로 대접받지 못한다. 적어도 박사 타이틀이 주는 안도감이 있어야 경쟁력 있는 연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고 해야할 것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생각보다 세계는 빨리 평준화 되어 가고 있다. 예전에 나는 4000만 인구안에서만 경쟁하면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60억이라는 절대적 인구비율속에서 경쟁해야 한다. 신자유주의 정책이 몰고 온 결과다. 내가 현재 습득하고 있는 지식은 지구 저편의 어딘가에서 많은 경쟁자들이 이미 습득하고 있다. 문명이 전파되는 속도는 둔감하고픈 감각을 일깨운다. 오늘 생성된 디지탈 화일은 인터넷 전용선을 타고 전세계로 흐른다. 깜빡하고 잘못 보내진 데이터는 평생 어딘가에 저장되어 두고두고 검색결과의 리스트에 그 결과를 올릴 것이다.

무한정 자유가 좋을 때가 있다. 하루 세끼 걱정없고 미래에 먹을 걱정 안하고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이 존재했을 때다. 그런데 지금은 사회복지를 위한 안전망을 깔기보다는 국가경쟁력과 재벌의 배만 불려주는 정책으로 되돌아가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만큼 대한민국 쌀독에 부를 가득 채워야 사회안전망이 생긴다는 논리에 무릎을 꿇어야 하는 분위기다.

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의 한 남자로 살아가려면 무한경쟁에서 언제든지 승리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갖춰야 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그 자격을 갖추기 위해 오늘도 밤잠 설치는 수많은 사람들중에 내가 끼어 있다.

삶은 방향을 잃고 희망은 하수구에 버린지 오래며 소박한 꿈을 실현하기에도 벅찬 시대에 묵묵히 제갈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갈 뿐이다.

그리고 한번 더 기도해 본다. 장로 대통령 좀 어떻게 해달라고...
2008/08/22 01:29 2008/08/22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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