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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으로 나서다

생활속에 한참 몰입해져 여유가 없어진다. 오늘은 모처럼 휴일인데 집안에 머물고 싶지 않은 생각에 한가지 즐거운 프로젝트를 만들어 낸다. 물론 아이들에게는 괴로운 일일 수 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한강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집에서 한강까지 가려면 반드시 지나가야하는 험난한 고비들을 몇개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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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서자 마자 만나는 골목길... 이 좁은 골목으로 차는 물밀듯이 질주한다. 양쪽에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를 중심으로 잠시 그 위험스럽게 달려가는 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다보면 어느새 모터달린 두발 오토바이가 이내 소음을 일으키며 지나간다. 멀뚱멀뚱했던 아이들은 그제서야 목적지를 향해 다시 잔차의 패달을 밟기 시작한다. 잠시 경계하던 위험도가 사라졌다고 안심하기도 전에 좁디좁은 인도를 통해 잔차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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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잔차로 출근하던 난 가끔씩 잔차 주차장이 건립되어 있는 개봉역을 자주 들리게 된다. 아차 싶게 늦어질거라고 생각되면 어김없이 그 짧은 거리에 있는 개봉역 주변에 파킹을 한다. 물론 신도림이 주요 주차장이고 그 다음으로 개봉역이다. 벌써 근 2년동안을 잔차타고 거리를 누비느라 웬만한 자동차의 경적소리는 무시하며 산지 오래다.

인도를 따라 안양천 길을 향한다. 안양천에는 한강까지 뻗어있는 자동차 전용도로가 양쪽에 존재하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그곳에서 잔차를 운전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어느정도 안전하다고 생각하며 가본다. 드디어 아이들을 자전거를 동반하여 안양천 길에 올랐다. 안도의 숨을 내쉬며 새로운 생명을 준비하는 억새풀 앞에서 준비해 간 삼각대로 카메라를 고정시키고 함께 사진을 찍어본다. 곧 새로운 생명을 드러내며 파란색 옷을 입기위해 준비하는 억새풀을 배경으로 어느덧 아이들은 신나보였다. 녀석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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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바퀴가 큰 난 두명의 아이들이 지나가는 길을 돌아보며 뒤따라 간다. 둘째는 남아도는 힘을 과시하기라도 하듯이 빠른 속도로 패달을 밟으며 전진한다. 한시간 반쯤 흘렀을까? 드디어 셋은 목적지인 한강에 도착했다. 오는 길이 다소 멀고 힘들었지만 얼굴엔 기쁨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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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 쉬지않고 달려와서 그런지 도착해서 맡아지는 한강 물내음새에 어느새 얼굴가득 미소를 지어보는 것도 잠시 생각해 보니 이제 되돌아 가야할 길이 막막하다. 적어도 두시간은 잡아야 넉넉하게 집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 벌써 사람들로 가득찬 이곳은 더이상 여유를 가지고 머물기에는 공간이 너무 좁아졌다.

100m 정도 갔을까? 올때 그렇게 열심을 내며 자전거 패달을 굴러대던 진우는 피곤한지 쉬었다 가자고 제안한다. 벌써 5시가 다가오는데 여기서 쉬었다가면 어움이 몰려올 것을 염려하면서도 잠시 짬을 낸다. 쉬면서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물가에 띄웠다. 자신이 만든 종이비행기가 멀리 한강을 건너 자신의 꿈을 이루어 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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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가는 길이 멀었어도 아이들에게 멈추라고 이야기 할 수 없다. 중앙선을 기준으로 갈지자를 반복하는 아이들에게 지나가는 사람들 중 커다란 자전거로 속도감을 즐기던 어른 몇은 아이들이 큰 방해가 되었는지 멈춰서서 따끔하게 훈계를 하고 지나갔단다. 그 자리에 없었던 나는 아이들의 불평을 들어야 했다.
 
"아빠, 다음부터는 자전거 타고 이곳으로 안올래 -_-;;"

"왜? 무슨 일 있어?"

" 어 어떤 아저씨가 우리보고 혼냈어~ '자전거 제대로 타고 한쪽으로 비켜' 하면서..."

같은 어른이지만 아이들의 그 말소리에 잠시 내 모습을 생각해 본다. 나의 주행속도에 맞춰 걷는 사람들 마주오는 사람들 그냥 무시하며 지나쳤던 일들이 생각났다.

나만 앞서가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속도감을 즐겼던 순간들, 앞에서 거리적거리며 속도에 장애가 되면 불평하던 마음들은 아이들에게 불평하고 호통치는 그 어른들과 전혀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돌아오는 길이 거의 세시간이 소요되었다. 뱃속에서는 먹을것좀 달라고 외치고 있고 다리는 점점 풀려 패달 밟는 힘이 사라지고 있을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시키자고 너무 먼기를 달린 것은 아닌가 생각되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자마자 물어보았다.

"오늘 많이 피곤했니?"

"아니, 피곤하지는 않았는데 그 아저씨들 생각하면 다시 가고 싶은 생각 없어"

아이들이 집을 나서서 자전거로 삶을 여행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가깝게 존재하는 위험을 감수하며 시작하게 된다. 집앞 골목에서 질주하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피하고, 좁은 인도를 달려 사람숲을 지나치고,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어른들의 속도감을 피해 안전한 길을 도모해야 하는 상황들 말이다.

다음주에는 가까운 산을 함께 가자고 아이들에게 제안해본다. 또 다시 그 먼길을 되돌아오면서 아이들이 느껴야하는 정서적인 불편들을 감수하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하나같이 이해가 부족하다. 아이들의 관점에서는...아이들은 위험스럽게 놀고 싶어하고 자유분방하게 길을 가고 싶어하지만 어른들은 정해진 길로만 가려고 안간힘을 쓰다 결국은 사고만 친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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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2 05:03 2008/05/12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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