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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방문기

새벽 아침공기를 마시며 개성공단 방문 준비를 한다. 아직 분주한 하루가 시작되지 않은 이른 시간 주로 이용하는 자가용(자전차)을 타고 집합장소로 떠날 준비를 하는 중에 느껴지는 남북 화해의 물결을 잠시 되새겨 본다. 금강산을 여러번 다녀왔다는 것이 남북교류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나타내주지 않듯이 개성을 얼마나 다녀왔느냐보다는 어떤 마음으로 가는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가슴한구석에는 민족을 향한 하나됨을 서로 외치지만 정치적으로는 다른 입장에 서 있을 우리들의 가슴아픈 시대적 상황을 잊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새벽 다섯시부터 시작된 출발준비는 7시 10분이 되어서야 끝났고, 가는 길은 다행히도 시원하게 뚫려 있었다. 북쪽으로 향하는 출입시간이 변경되어 임진각에서 40분정도의 여유시간을 보냈다.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 되기전에는 이곳이 평화적 휴식지대로 가기 위한 관문이었다고 생각되었지만 이제는 통일대교를 지나 DMZ 안에 위치해 있는 도라산역과 남측 출입국관리사무소가 그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북한을 가려면 항상 공항과 같은 철저한 출입국 심사를 거치게 되고, 같은 민족의 나라를 가는데 두번의 엄격한 출입국 심사를 받아야 하는 것에 불평을 하던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통일 후 함께 살아가야할 사람들을 어떤 마음의 자세로 받아들이느냐는 것이다. 사실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이지만 북측으로의 출입심사가 복잡한 거추장스러운 것을 벗어던지고 무척 간소화 되어 간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DMZ 를 통과하여 2차 정상회담때 노무현대통령이 도보로 건넜던 군사분계선을 넘어 불과 15분여를 달리다 보니 북한의 개성땅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렇게 가까운데 심리적으로는 왜 그렇게 멀게 느껴졌을까? 금강산을 처음여행하던 때와는 다른 이 느낌은 무엇이란 말인가? 아마도 떨어져 살아왔던 만큼의 시간적 간극을 메워주는 무엇인가가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해본다. 육로로는 도저히 갈 수 없었다고 생각되던 곳을, 아니 거의 불가능이라고 단정했던 불신을 가지고 대치해왔던 지난날들을 돌이켜 남북 화해 협력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들이 이렇게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의지적으로 동의하는 느낌이 그것이다.

개성공단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이곳에서 느껴지는 환경이 왜 이렇게도 친숙하단 말인가? 마치 서울의 외곽지역에 전철타고 버스타고 내려온 느낌이다. 운동한 후 목마를 때 잠시 들리던 패밀리 마트의 로고가 적지않은 친숙함을 가져다 주기도하는 동시에 그만큼 폐쇄적이었던 북한의 시장개방을 향한 노력이 투영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의류공장, 시계공장 및 개성공단 현황을 돌아보며 비록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일에 열중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얼굴을 확인하면서 이곳은 남북한이 더불어 살기 위한 연습을 실천하기 위한 실험장소라 결론지어 본다. 더불어 살아야 하지만 그렇게 연습하지 않았던 지난날을 뒤로 하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가는 살아있는 현장의 모습에 작은 응원의 손길을 보낸다.
2007/12/27 19:28 2007/12/2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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