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관한 글 1개

한강 잔차 전용도로를 따라 가다가보면 여의도쯤 (마포대교 근처)에 와서는 눈썰매장이 있다. 주말에 상당한 인파가 이곳으로 모여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침 일찍 동터오는 태양빛을 향하여 만들어지는 인공눈이다. 사실 인공이라는 단어가 나쁘지만은 않은 것이다.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도구가 삶을 바꿔가기 때문이기도 한데, 왜 그렇게 인공이란 말이 자연스럽지 못한 것일까? 자연을 거스리기 때문이다. 자연 즉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즐기고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연스러움을 인간의 힘으로 바꿔가기 때문에 생기는 부작용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저렇게 만들어진 눈발이 자연의 순리에 의해 만들어진 눈과 비슷하지만 눈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눈이 많이 온 지난주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사람이 만들어 놓은 눈이 아니기에 쌓여진 양과 범위는 넓다. 그 길을 기여코 잔차를 타고 가겠다고 버틴 나다. 이런길...
평소에 달리던 그 길은 넓고 편안했으나 지금 그 길들은 상상외로 힘들다. 패달이 굴려지는 속도와 내부 엔진이 내는 출력이 효과가 없다. 종종 그 모래알 같은 사막속에서 잔차를 타고 가는 것처럼 도무지 앞으로 전진하기 어려운 길을 가다보니 온 몸을 흐르는 땀방울이 시선을 가린다.

이날은 그래도 신이 났다. 가다가 주위의 새하얀 풍경을 감상한다고 출발한 안양천길은 당산역쯤에 와서 더 이상 전진하고자 하는 마음을 포기하게 만들었지만...지난번처럼 한번 넘어지기도 했다. 아침에 출근해야하는 시간이 있다. 그 시간안에 가기위해서는 더이상 잔차를 이용하기에는 무리다. 그래서 잠깐 당산역으로 향하기전에 이 멋진 한강변 사진을 담아놓고자 디카를 꺼내려는 순간이었다. 없다. 아마도 아까 넘어지는 바람에 그곳에서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며 다시 되돌아 가보자 생각한다. 이 눈길을 다시 거슬러 가려니 썩 내키지 않았지만 그동안 정들었던 디카를 쉽게 포기할 수 없어 미끄러운 잔차 전용도로를 거슬러 간다. 가다가 어떤 사람이 디카로 이쪽 저쪽 찍는 연습을 한다. 그래 슬쩍 흘려보았더니 내가 잃어버린 거랑 비슷하다.

"저기 혹시 이거 주운 거 아니신지요?" 그사람 왈 "머쓱머쓱하며, 예 맞는데요" "아 이거 제거네요. 아까 잔차 넘어지면서 그냥 와서 다시 찾으로 가는 중이었어요" 순순히 내준다. "아이구 이거 정말 감사합니다." 글구 다시 당산역쪽으로 향한다. 아마 조금만 포기했더라도 그 디카는 영원히 내 손을 떠나 있었을 것인데...그걸 다시 찾아와서 찍은 눈속의 풍경이 아래에 있다.
이 풍경을 찍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지금 내손에 들려있는 디카의 존재도 없었을 텐데...물론 내손에서...아침에 힘을 써 출근하느라 피곤해진 내 몸과 마음은 매주 목요일 저녁때 있을 또 하나의 산기도(산에서 기도하는 것)에 마음을 돌린다. 내내 눈으로 세상을 덮은 하늘은 목요일날도 여전히 눈발을 휘날린다. 바닥은 눈으로 녹아져 내리고는 있지만 산속은 눈으로 뒤덮혀져 있다. 그 눈속을 헤쳐 나무 하나를 붙잡고 흔들어대는 기도의 숨결과 외침은 세상을 향한 단발마다.
울리는 내면의 소리와 함께 커져가는 세상을 향한 평화의 목소리를 높혀가는 중 무리했던 육신은 갈길을 모른채 방황하기만 하는 주말이다.
2006/02/12 07:51 2006/02/1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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